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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묵상 #109 _막내와의 서사 #1

  • Writer: 조선형 목사
    조선형 목사
  • Jul 8
  • 2 min read

연합감리교회 중북부 지역 한인총회(가족 수양회)가 매년 7월 둘째 주간에 열립니다. 한 해는 시카고에서 모이고, 한 해는 타주로 나가 모이는데 올해 모임 장소는 콜로라도 덴버입니다. 그간 가족들과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었는데, 올해는 유완이가 대학 준비며 알바도 하는 중이라, 가족이 둘씩 한 조를 이뤄 한 주간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내 시완이와 장장 19시간을 운전하여 어제 오후 덴버에 잘 도착했습니다. 오는 길에 시완이 좋아하는 노래도 듣고, 제가 좋아하는 노래도 듣고, 준비해 온 과자도 먹고 드라마도 같이 보면서, 미시시피강 근처에서 피크닉 분위기 내며 점심식사도 하고, 소의 고장 네브라스카에 하루 묵으면서 아무도 없는 숙소 수영장에서 전세 낸 것처럼 수영도 했습니다. 덴버 초입에 들어서면서, 여기선 이 노래를 꼭 들어야 한다며, 존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 시완이에게 소개시켜 주고 같이 들었습니다. 시완이가 노래가 너무 좋다며 이런 옛날 노래들 리스트업 해서 자기한테 좀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13살 시완이가 조수석에서 이제 제법 꼼꼼하게 역할을 합니다. 먹을 것도 입에 넣어 주고, 물도 먹여 주고, 배 고프진 않는지, 햇볕에 제 무릎이랑 팔이 뜨겁진 않은지 묻고 담요를 덮어주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시완이의 손가락 모양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완아, 병원에서 언니랑 시완이랑 태어났을 때 아빠가 제일 먼저 확인한 게 손가락 발가락 다섯 개씩 있나 없나 였잖아. 열 개가 다 있는 것보고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랬더니, "뭐~ 손가락 발가락 갯수를 보고 그렇게 좋아했어? ㅎㅎ" "그럼, 다섯 개 다 있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야. 네 개일 수도 있고, 여섯 개일 수도 있지. 아빠는, 시완이가 지금도 예쁘지만, 어릴 때 시완이 영상 가끔 보면 지금도 너무 이쁘고 천사 같애서 그렇게 눈물이 나~" 지금도 손가락 발가락 다 있는 것만으로도(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미 넉넉히 그리고 충분히 감사하고 부족함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제 첫날 저녁 집회에서 강사로 오신 김기석 목사님께서 그간 목회하시면서 가장 아쉬웠던 일을 나눠 주셨습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여행 한번 함께 가지 못해 자녀들과의 좋은 추억의 서사가 부족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시완이와의 추억의 서사를 만들기에 열아홉 시간도 부족하네요. 돌아가는 길엔 더 멀찍이 에울러서 가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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