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교회 게시판

CHURCH BLOG

일상묵상 #110 _막내와의 서사#2

  • Writer: 조선형 목사
    조선형 목사
  • Jul 15
  • 1 min read

시카고에서 덴버행 로드 트립 중,

대형 트럭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옆에서 나란히 달리기만 해도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완이에게 "우리 앞으로 만나는 모든 트럭커들에게는 무조건 양보하자"고 했더니, 시완이도 그러자고 했습니다. "시완이는 왜 그러고 싶은데?" 물었더니, "교회 000 삼촌 같아서.." 얼마 전 교회의 한 청년(삼촌)이 트럭커 일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타주를 오가는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힘들겠다 싶었는데, 다른 트럭커들도 누군가의 삼촌이고 이모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서였습니다. "먼길 운전하느라 피곤도 하고 위험하기도 할텐데 우리 만이라도 스트레스 덜 받게 해 주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덴버에서 시카고행 로드 트립 중,

네브라스카에서 아이오와로 넘어가는 경계 즈음이었습니다. 차 한 대가 옆을 지나가는데, 시완이가 갑자기 "아빠 저것 좀 봐. 인형 둘이 손을 흔들어서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들어줬어." 그래서 속도를 올려 다시 따라잡았습니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백미러로 우리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었는지, 차량이 가까와지자 인형 둘이 다시 손을 바삐 움직였습니다. 차량 안으로 보이는 광경으로는, 아빠와 두 아들이 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서로 아는 사이라도 되는 듯 손을 열심히 흔들어 주었습니다. 전화 번호라도 주고 받아야 하나 싶다가 참았습니다 ㅎㅎ


고속도로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스치듯 만난 인연들이지만, 마음 속에선 삼촌도 되었다가, 반가운 이웃도 되었습니다. 낯선 장벽은 정말 '마음의 자리' 하나 내어주는 '마음의 문제'이구나 싶습니다. 먼저, 열린 마음과 시선으로 '앞으로 앞으로 자꾸 걸어(달려)나가면 온 세상 삼촌들, 친구들 다 만나고 오는' 정겨운 생각에 젖었습니다. 알고 보면, 세상 천지에 삼촌들, 이모들, 친구들 천지입니다.

ree
re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