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묵상 #116 _하늘 보고, 땅 보고
- 조선형 목사

- Aug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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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무실에 있다가 잠깐 바람을 쐬려고 현관 밖을 나섰는데 하늘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심호흡을 하며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주께서 오시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이 “오늘은 주님이 오시려는가?”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 이대로 주님이 오신다면! 그리고 지금이 이 땅에서의 삶을 마무리 해야 하는 마지막 순간이라면!”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상 모든 민족에게 천국복음이 다 전파된 후에야 끝이 오리라”(마태복음24:14)고 하셨으니, 적어도 오늘이나 내일이 주님 다시 오시는 타이밍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끝은 ‘주님이 오시는 방식’으로만이 아니라, 질병이든, 사고이든 ‘우리가 주님께로 가는 방식’으로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 사실상 언제라도 ‘갑자기' 주님 앞에 서게 될 수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또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돌아오는 8월 셋째 주일 설교가 나의 마지막 설교라면, 올 가을 트리니티 성경 공부가 우리 성도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성경 공부라면, 오늘이 마음에 안타까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성도님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기도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스런 미소와 말을 남길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면...”
갑자기 일상이, 하루가 더 애틋해집니다. 무엇을 위해 어디를 바라보며 세월을 아껴 살아야 할지 더 선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조각들을 가져다가 어떻게 영원에 잇대어 살 것인지 거룩한 숙제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주님 오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더니, 땅을 보는 시력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